지난 포스팅에서는 감각운동기(0~2세) 추천도서를 소개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아동 인지 발달 단계의 특징과 2세부터 11세 이후까지 연령별 추천 도서군을 소개한다.
아동 인지 발달 단계와 특징
지난번 포스팅에서 밝혔듯 사람의 인지발달은 감각운동기(0~2세), 전조작기(2~7세), 구체적 조작기(7~11세), 형식적 조작기(11세 이상) 4단계로 나눠진다. 인지 발달 단계와 함께 하나 더 알아두면 좋은 것이 발달의 기본적인 특징이다. 첫째, 발달에는 순서가 있다. 유아기-아동기-청소년까지 일정한 순서가 있고, 그 발달 순서는 거꾸로 갈 수 없다. 또한 그 이전 단계는 다음 단계 발달의 기초가 된다. 영유아기 발달 과정에 전 생애에 걸쳐 가장 중요한 이유다. 이는 독서에서도 마찬가지다. 영유아기 독서에 대한 흥미는 초등학교 시기의 독서 활동으로 이어진다. 둘째, 발달에는 방향성이 있다. 신체 발달의 경우 머리에서 발, 몸통에서 밖, 대근육에서 소근육으로 발달한다. 갓난아이를 상상해 보자. 누워만 있던 아이는 머리부터 가누기 시작하고, 그다음 몸통부터 움직이고, 그 이후에 기기, 서기, 걷기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독서 읽기부터 듣기부터 시작된다. 엄마, 아빠가 읽어주거나 얘기해 주는 걸로 독서는 시작된다. 그 후 그림으로 독서를 하고, 그다음 단계가 글자를 보고 내용을 파악하는 단계다. 셋째, 발달의 개인차가 있다. 독서력에도 개인차가 있으므로 독서교육은 개별 관심과 흥미를 고려해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 학년별 추천도서에 흥미를 못 느끼는데 의무감으로 읽게 하는 건 좋지 못하다. 자칫 독서 자체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되면, 다음 단계의 독서로 나아가는 것까지 어려워진다. 넷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발달의 최적기, 결정적 시기가 있다. 이 시기를 놓치면 정상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발달의 결정적 시기를 놓쳐서는 안 된다. 독서도 각 연령에 맡게 수행해야 할, 발휘해야 할 능력들이 있다. 읽기, 쓰기를 본격적으로 해야 할 시기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발달은 서로 상호작용하며 발달한다. 인지, 정서, 신체, 사회성 발달 등이 개별적이고 독립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통합적으로 발달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책 읽기도 정서, 인지, 사고력 발달, 표현력 등이 상호작용하면서 조화롭게 발달이 이뤄지도록 이뤄져야 한다.
2~7세(전조작기) 특징 및 추천 도서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연령대별 특징 및 추천 책을 소개하겠다. 전조작기인 2~7세 연령은 마음과 사고(생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는 시기다. 언어 발달을 이루게 되면서 사고능력이 폭발적으로 발달한다. 그러나 아직 직관적 사고(보이는 대로 대상을 판단하고 대상의 한 가지 속성만 이해할 뿐 그 속의 규칙이나 조작은 이해하지 못함)에 머무르며, 논리력이나 추리력 발달 이전의 단계다. 특히 이 시기는 자기중심적 사고가 매우 강하다. 때문에 타인의 생각, 감정이 자신과 동일하다고 믿으며, 나와 타인의 입장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자기중심적 판단 때문에 부모가 싸우면 '나 때문에 싸운다'라고 생각하고, 주위의 행복이나 불행의 원인을 자신에게 찾는다. 때문에 이 시기의 환경이나 상황은 아이의 정서 및 성격 발달에 큰 영향을 끼치므로 조금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또 이 시기의 아이들은 소망과 현실을 잘 구분 못하며 돌, 인형 등 사물에도 생명과 감정이 있다고 믿기도 한다. 때문에 이 시기에 아이들은 사물과 동물, 장난감과도 곧잘 얘기한다.
2세부터 7세까지는 구전돼 내려오는 옛 이야기를 들려주면 좋다. 입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구전 방식이 책을 읽어주면 듣는 유아기 독서 방식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또한 옛 이야기는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고 기승전결이 뚜렷하며, 길이도 길지 않아 유아기 아이들이 이해하기 적절하다. 또한 주제가 대부분 권선징악이므로, 아이의 도덕 발달 및 인지 발달에도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 시기에는 창의력, 상상력 발달을 위해 환상 그림책 등을 많이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흙덩이, 북극곰 등 사물, 동물이 주인공인 그림책도 아이들이 흥미로워 한다.
7~11세(구체적 조작기), 11세 이상(형식적 조작기) 특징 및 추천 도서
7~11세는 구체적 조작기라고 부른다. 이 시기에는 조직적이고 논리적인 사고가 발달하는 특징이 있다. 부분과 전체의 논리적 관계, 상하의 위계적 사고를 이해할 수 있어 물건을 일정 기준에 따라 분류하는 등의 행동이 가능하다. 또한 덧셈, 뺄셈 등의 가역성 개념을 획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가역성이란, 어떤 상태가 변했다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되돌아가는 성질을 말한다. 예를 들어 7에서 5를 빼면 2가 되고, 반대로 2에서 5를 더하면 7이 된다는 걸 유추할 수 있게 되는 시기다. 또한 타인의 관점이나 생각이 자신과 다를 수 있음을 이해하게 되는 아주 중요한 변곡점을 겪는다. 또한 이때부터는 숫자, 돈의 크기를 이해하게 되기 때문에 용돈을 관리하는 것도 가능하고 경제 관련 책 읽기를 하는 것도 좋다. 11세 이후(형식적 조작기)에는 추상적 사고가 발달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추상적인 개념 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것의 관련성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고,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 때문에 본격적인 독서 토론이 가능하다. 이 시기는 사회적 쟁점, 정체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시기이므로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켜 줄 수 있는 과학, 역사책, 탐정소설 등을 읽으면 좋다. 또한 성장 동화, 성장 소설 그리고 시사 및 사회, 경제 관련 책들도 추천한다.
스위스의 심리학자 피아제는 아동의 사고 능력을 키워주는 교육을 늘 강조했다, "교육의 목표는 지식의 양을 많이 하는게 아니라 아이들의 발달 단계에 적합한 사고력을 키우는 데 있다"라는 얘기는 지금도 유효하다. 피아제는 아동의 발달을 위해서는 발달 단계에 맞는 눈높이 교육과 지적 공감(부모의 공감 능력, 적절한 교육 환경 등)이 중요하며, 발달 단계를 훌쩍 뛰어넘는 선행 학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다만 아동의 스키마와 대립되는 정보를 줌으로써 불평등을 의도적으로 만들어주는 대립 전략을 통해 적절한 조절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독서에서도 피아제의 인지 발달 이론은 충분히 접목해 볼만 하다. 책 읽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가 책을 통해 어떻게 성장하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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